아이 발달장애 인정못하던 부모가 마음 바꾼 사연은? "사람 이해하는 파운데이션 모델 대세" [ER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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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24-10-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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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현수 플레이태그 대표
- 기자명 최진홍 기자
- 입력 2024.09.25 10:07
처음 어린이집 선생님이 아이의 문제행동을 이야기 했을때는 "설마"하는 마음이었다. 선생님이 치료를 거듭 권유했음에도 관찰결과의 신빙성을 담보하지 못한다는 이유로 밀어낸 이유다. "설마 우리 아이가 발달장애라니" 다 괜찮아질 것이라 여겼다. 잠깐 스치는 일이라고 생각했다. 물론 안다. 사실 인정하고 싶지 않았던 것일 수도. 그러나 부모 마음이 또 그렇다. 내 사랑하는 아이가 그럴리 없다고 스스로를 기만한다.
끈질기게 꽉 닫았던 문을 조금씩 열었던 것은 플레이태그의 데이터 기반 AI 솔루션 스토리라인을 만난 이후다. 명확하고 선명한 데이터가 청천벽력처럼 눈 앞에 쏟아지는 순간 아이의 손을 움켜쥘 수 밖에 없었다. "데이터와 AI는 거짓말을 하지 않는다" 용기를 내야한다는 생각에 퍼뜩 눈이 뜨였다.
한 아이의 인생이, 세계가 달라지는 순간이다. 그 결정적 장면의 열쇠가 된 스토리라인은 어떤 꿈을 꾸고 있을까? 3차원 컴퓨터비전 행동복원 및 인식의 권위자로도 잘 알려져있는 박현수 플레이태그 대표를 만나보았다.
플레이태그는 AI 기반 행동분석 기술기업 스타트업이다. 2022년 설립된 행동 분석 파운데이션 모델(behavior foundation model)을 개발하는 기술기업이며 AI를 통해 사회적 임팩트를 창출해 '더 나은 세상'을 만드는 촉매제 역할을 자임하고 있다.
박현수 플레이태그 대표는 "파운데이션 모델을 통해 고객에게 다양한 행동 분석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면서 "주로 영유아 교육기관의 선생님과 학부모를 위한 영유아 행동분석 솔루션인 스토리라인을 서비스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AI 기반 행동분석 기술에 대한 연구결과가 '우리 사회에 도움이 될 수 있겠다'라는 생각을 가지고 창업을 시작했다"면서 "그 중에서도 '행동분석에 대한 니즈가 가장 크고, 파급력이 있을 것이다'라는 판단에 따라가장 먼저, 영유아 교육 및 보육 시장에 도전하게 되었다"고 말했다.
스토리라인의 강점은 무엇일까.
지금까지 영유아 교육기관에서의 관찰은 선생님에게 전적으로 의존한 경향이 있다. 나아가 현장에서는 높은 유아대 교사비율 및 알림장 작성 등의 부가적 업무로 인해 선생님들이 모든 아이를 자세히 장기간 관찰하는것이 어려웠다.
이제 상황이 달라졌다. 박 대표는 "AI가 아이들을 관찰하며 선생님이 미처 채우지 못한 영역을 메울 수 있다"면서 "스토리라인은 교실 안에서 설치된 플레이렌즈 관찰시스템을 통해 아이들 개개인 별로 정확하고, 지속적으로, 객관성있게 관찰하고, 이에 대한 결과를 선생님과 학부모에게 제공해 주는 서비스"라고 강조했다.
솔루션의 '농도'도 다르다.
박 대표는 "기존의 비디오분석(video analytics)기술은 머신러닝에 기반해 새로운 태스크(예, 수상한 행동 인식, 위험 행동 인식)에 대해 많은 데이터를 일일히 수집하고 라벨링해야 하며, 이는 노동집약적이고 많은 리소스를 요구하는 등의 한계가 있어 제한적인 영역에만 사용되고 있다"면서 "반면 플레이태그는 방대한 양의 3차원 데이터를 실제 사람들이 생활하는 공간에서 수집하고 이를 통하여 강력하고 일반화가 가능한 모델을 학습해 마치 사람의 행동을 사람처럼 이해하는 파운데이션 모델을 만들어 낸다"고 말했다.
이렇게 학습된 모델은 새로운 태스크에 적은 데이터를 이용하여 전이학습(transfer learning)도 가능하게 만든다. 말 그대로 기계적인 관찰이 아닌, 방대한 기존 데이터와 최신 데이터가 AI라는 접점을 통해 사람을 제대로 이해하는 관찰'자'가 탄생한다는 뜻이다.
의미있는 성과도 여럿 발굴하고 있다. 박 대표는 "Y어린이집의 경우 기존 아이의 문제행동을 보고 학부모에게 치료를 권유했으나 당시 관찰결과의 신빙성을 담보하지 못해서 거절을 당했었던 경우가 있었다"면서 "스토리라인 도입 후 선생님이 아이의 행동분석에 대해 정량적 데이터를 근거로 제시하였고, 학부모는 이를 받아들여 아이가 발달치료를 받게 된 사례가 있다"고 말했다.
명확한 데이터와 이를 사회적 임팩트로 창출하는 AI 기술이 한 아이의 인생을 바꾼 셈이다.
영역 확장하고 글로벌로..."파운데이션 모델 적용의 일반화, 대중화 노린다"
현재 플레이태그의 대표적인 비즈니스 모델은 ‘스토리라인 제공에 대한 구독형 수익’이다.
박 대표는 "스토리라인의 행동 분석 데이터를 스토리라인 데일리(일간 데이터), 스토리라인 리포트(월간 데이터)의 형태 영유아 교육기관에 제공한다"면서 "이를 통해 선생님들은 돌봄 및 교육이라는 본연의 업무에 더욱 집중할 수 있고, 아이를 더 잘 이해할 수 있으며 학부모 상담자료 및 관찰일지 작성에도 많은 도움을 받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보호자도 우리 아이의 자연스러운 생활을 이해할 수 있고 교우관계, 선호하는 놀이, 활동량 등을 제공받을 수 있어 큰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박 대표는 "올 8월부터 스토리라인의 유료화 전환 이후 전국적으로 영업활동을 진행 중"이라며 "내년 신학기 시점에 300개 이상의 클래스에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을 목표로 활동하고 있다"고 말했다.
플레이태그는 영유아 시장만 바라보는 것은 아니다. 박 대표는 "자신의 행동에 가장 관심이 많은 연령대는 영유아와 시니어"라며 "특히 시니어의 경우 본인의 건강 상태가 행동에서 나타나기 때문에 행동 데이터에 대한 관심이 많다"고 말했다.
삼성물산과 협력해 시니어 사업에 진출하는 배경이다. 박 대표는 "초기 연구 및 실증을 하고 있는 영역은 낙상 예측"이라며 "어르신의 행동(예, 걷기, 일어서기등)은 유연성, 활동성등을 측정할수 있는 중요한 지표이며 이를 통하여 미래(3-6개월후) 낙상 가능성을 예측할수 있다"고 말했다. 이를 위해 서울대병원 노화고령사회연구소와 협력해 예측 모델을 개발하고 있으며 이를 실버타운이나 주야간보호센터에 제공하려 한다.
글로벌 시장도 놓치지 않는다. 박 대표는 "스토리라인은 국내에서 폭발적인 성장을 보이고 있으며 이 모멘텀을 이용해 해외로 진출하고 있다"면서 "미국 지사를 통해 영업 파트너를 선정하고 있으며 2025년 초 PoC, 2025년 9월 학기 정식 서비스를 계획하는 한편 동남아시아의 영어권 국가(말레이시아, 싱가포르)으로의 확장도 적극 추진하고 있다"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관찰에 특화된 기술 플랫폼의 특성으로 개인정보보호 우려가 나오기도 한다. 박 대표는 다만 "비전AI기술은 영상촬영을 수반하기 때문에 개인의 사전 촬영동의가 반드시 수반되어야 한다"며 "현재는 서비스를 제공받는 대상자 또는 보호자로부터 개인정보 수집에 의한 동의서를 수령 후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박 대표는 플레이태그의 미래 청사진에 대해서는 "행동 분석 파운데이션 모델의 일반화와 사업화를 추구한다"면서 "우리의 모델이 다양한 행동 관련 산업군(예, 협동로봇, 스마트팩토리)에 사용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박 대표가 원하는 시대가 오려면 많은 양의 행동 데이터를 수집하고 이를 통해 학습하여 일반화가 가능한 모델을 학습하는 것이 중요한 마일스톤이 될 전망이다.
박 대표와 플레이태그는 이미 움직이고 있다. 그는 "플레이태그에서는 영유아, 시니어 돌봄 및 교육 기관에서 서비스와 함께 3차원 데이터를 수집하고 있다"면서 "첫번째 모델을 2025년 상반기에 런치하는것을 목표로 하고 있으며 이를 바탕으로각 수요처에 맞는 모델을 제공할 것이고 모델의 API를 제공하여 수익화를 이룰 것"이라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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